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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8년 유럽 자전거 여행

유럽 자전거 여행기 31 (대학의 도시 튀빙겐)

by freewheel 2016. 6. 30.

 

 

 

 

 

오늘의 목적지는 대학의 도시로 유명하다는 튀빙겐~

헤힝겐에서 가깝기 때문에 오후 늦게 출발했지만

충분히 가능한 거리라고 생각했다.

튀빙겐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내일 슈트트가르트에 가기로 했다.

 

 

튀빙겐까지 금방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천천히 달리면서 주변의 집들과 경치를 구경하면서

여유롭게 달렸다.

 

때로는 빨리.. 때로는 천천히... 내가 원하는대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전거 여행만의

매력을 음미하면서 달렸다.

 

 

 

 

그런데 벌써부터 보이터 할머니가 그리워진다....ㅜㅜ

 

 

 

 

자전거 도로 바로 옆에서 풀을 뜯는 말(?)

조랑말인지 당나귀인지 알수는 없지만

달리는 길 바로 옆에서 풀을 뜯고 있어서

잠시 멈춰서 대화를 시도했다...ㅋㅋ

 

'안녕~~!'

'난 옥주라고 해~'

'친구들 놔두고 혼자서 밥먹는 거니?'

'나도 혼자 밥먹는거에 익숙해져 있단다....'

.

.

.

 

'난 튀빙겐으로 가는 길인데 잘 지내~'

 

 

 

 

.

근처 풀밭에는 노란 민들레가 가득 피어있고

축구경기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들판 한가운데 그냥 축구 골대만 갖다놔도

천연잔디 구장이 되는 것 같다...^^*

 

이래서 독일이 축구를 잘하는 것이겠지?

 

 

 

 .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튀빙겐에 도착했다~!!!

 

조금만 더 가니 시내가 나와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관광안내소를 찾아갔다.

거기서 혹시 튀빙겐에 캠핑장이 있는지 물어보니

근처에 있다고 하면서 시내지도와 함께

캠핑장 위치를 알려주셨다.

 

아직 시간이 일러서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난 후

튀빙겐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캠핑장이 튀빙겐 시내를 관통하는

Neckar(네카)강변에 위치하고 있어서 강을 따라 가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먼저 텐트를 치고 햇볕에 빨래도 말리고

하면서 캠핑장 주변을 잠깐 돌아보았다.

자전거로 여행하는 모습을 본 아저씨 한분이

텐트로 다가오셔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나중에 가시면서 많은 돈은 아니지만 요긴하게

쓰라며 돈을 10유로를 주시고 가셨다...

 

괜찮다고 말씀드렸지만 맛있는 거라도 사먹으라고 하시며

여행 재밌게 잘하고, 독일에서도 많은 것 보고 가라고 하셨다.

 

 

 

 

이름모를 아저씨께서 주신 10유로~

자전거로 여행하는 젊음을 부러워하셨던 아저씨...

그러면서도 힘을 내라고 하셨던 아저씨...

짧은 만남이었지만 진심이 통했던 아저씨...

 

이래서 독일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아저씨 덕분에 오늘 저녁은 맛있는 것을 사먹기로 했다...ㅋㅋ

 

 

짐 정리가 끝나고 튀빙겐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튀빙겐은 대학의 도시로 유명하고 도시 인구의

대부분이 대학생이라고 한다.

 

그래서 젊음과 자유, 낭만의 도시라고 불리운단다.

헤르만 헤세, 케플러, 헤겔 등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과학자, 시인들이 튀빙겐에서 젊음을 보냈다고...^^

 

 

 

 

네카강을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조각배와

푸른 나무들에 둘러싸인 오래된 건물들이

튀빙겐의 상징과 같았다.

 

 

 

 

튀빙겐에서 유명한 플라타너스 길~!!

플라타너스가 얼마나 큰지...

수 많은 철학자들이 이 길을 걸으며 사색하던 곳이었는데

나도 천천히 길을 걸으며 사색에 빠져 보았다...^^

 

 

 

 

플라타너스 나무는 한팔로 안을 수 없을 만큼 컸다~!!

 

 

 

 

 

거리 곳곳에 대학의 도시임을 보여주는

표지판들이 보였다.

 

 

 

 

어떤 대학인지는 모르지만 대학교 벽면에 유명한

위인들의 두상과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아마도 이 대학 출신이라는 것을 보여줄려고 하는 것 같았다.

 

 

 

 

큰 도로를 따라 대학들이 여기저기 있었는데

별도의 정문, 후문, 울타리가 없어서

마치 도시 전체가 대학교인 것 처럼 느껴졌다.

 

 

 

 

튀빙겐에서 유명한 슈티프트 교회

튀빙겐은 전쟁 때도 크게 파괴되지 않아서

중세시대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도시라고 했다.

어쩐지 도시가 고풍스럽고 멋있었다.

 

 

 

 

 

슈티프트 교회 앞 작은 광장인데 구 시가지역이라

옛날의 도시 구조가 그대로 남겨져 있는 지역이었다.

도시는 오래되고 고풍스러웠지만

거리에 행인들은 대부분이 대학생, 관광객이라

젊고 활기차게 느껴졌다.

 

오래된 도시와 젊은이들의 조합이

부자연스러울 것 같았지만 묘하게 어울리는 모습이

튀빙겐의 모습이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시청이 나왔다.

넓은 광장에는 분수가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방금까지 시장이 열렸었나보다.

천막과 짐을 치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에는 여기 시청앞 광장에서 장이 열린다고 한다.

 

몇백년은 된 것 같은 시청 건물과 주위 집들이

튀빙겐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다.

 

 

 

 

고풍스러운 도심 거리지만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튀빙겐이 얼마나 아름답고 여유로운 도시인지

내가 찍은 사진으로는 부족한게 많아서

다른 사람들이 찍어놓은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나는 이른 봄에 갔었기 때문에 플라타너스 잎이 거의 없었데

이 사진들을 보니 가을에 가면 정말 예쁠 것 같다~~^^

 

 

 

이렇게 시내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서 먹을 것을 사서 돌아오니

어느덧 해가 넘어갈려고 한다...^^

 

얼른 저녁부터 해먹어야겠다~!!

 

 

 

 

 

 

 

이름 모를 통조림(피망에 밥이 들어있는..)과

오이피클이 새로운 반찬이었는데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맛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오징어 통조림은 한국에서 먹던

오징어 조림하고 맛이 비슷해서 너무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고 일기를 쓰고 나니

벌써 잘 시간이다...

 

조용히 누워 오늘 하루를 생각하니

참 많은 것을 얻은 하루인 것 같다.

 

 

 

보이터 할머니와 헤어져서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헤어짐의 아쉬움은 컸지만

앞으로 만날 도시들과 사람들을

생각하면 기대가 되고 설레였다.

 

그래서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보이터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튀빙겐의 아름다움을

다시한번 마음속에 천천히 되새기면서

기분좋게 잠이 들었다.

 

 

 

☆ 오늘 달린 거리 : 46.4km (누적 달린 거리 : 1163.7km)

★ 오늘 지출액 : 19.34유로 (수입 : 10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