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가격 비교하기7 - 구동계 등급 이해하기(3 - 스램)
지난 글에서는 자전거 부품 업체인 시마노의 로드 구동계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2020/06/26 - [자전거 이야기/자전거 입문하기] - 자전거 구입 가이드 10 (자전거 가격 비교하기6 - 구동계 등급 이해하기2)
이번에는 스램(SRAM)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구동계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시마노 MTB 구동계와 로드 구동계에 대한 등급과 가격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요. 그러면 사실 구동계에 대한 이해는 거의 다 하신거나 다름없습니다. 시마노가 구동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보니 결국 시마노 구동계의 가격에 따라 스램과 캄파놀로 구동계도 가격이 결정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기 때문입니다. MTB로 예를 들면 XTR 등급과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구동계를 스램에서 개발했을 때 과연 가격을 XTR 보다 높게 책정할 수 있을까요? 만약 XTR 보다 높게 책정한다면 오히려 인지도가 높은 XTR 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XTR보다 많이 낮은 가격을 책정하면 제품 개발비용과 생산비용을 회수하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것들이 고급 자전거 시장에서 시마노가 오랜시간동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어느순간 현대에서 나오는 모델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기준이 된 것과 같습니다. 크루즈가 아무리 차가 좋아도 아반떼 보다 비싸면 사람들은 아반떼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시마노가 이렇게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이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닙니다. 70년대 미국의 자전거 붐이 일어났을 때 유럽브랜드는 미국시장을 신경쓰지 않을 때 일본브랜드인 시마노와 선투어 회사가 미국시장을 선점을 합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생활자전거와 전문자전거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다 80년대 MTB 자전거로 다시 한번 성장을 하고 90년대에 STI 시스템이라고 로드바이크에서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유럽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혁신적인 제품이지만 일본 제품 특유의 내구성이 뒷받침이 됐기 때문에 세계 1등이 됐던 것입니다.
시마노의 압도적인 점유율에서 오는 이 힘이 어떻게 보면 자전거 시장 전체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게 신규회사의 진입을 막고, 시장의 재미와 개성을 잃어버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을 하는데 이 어려운 시장에서 자기만의 개성으로 점점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바로 스램(SRAM)이라는 브랜드 입니다. 자전거 매니아는 당연히 알고 있는 브랜드이지만 입문자분들은 처음 들어본 브랜드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압도적으로 1등을 하는 브랜드 보다는 자기만의 색깔과 개성을 가진 2등 브랜드를 좋아하는 편인데요. 스램(SRAM)은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스램(SRAM) 브랜드 이야기
스램 홍보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출처 : www.sram.com
회사 이름이 특이해서 왜 SRAM 일까? 궁금했는데 스램 설립자들의 이름에서 따온 거라고 합니다. SRAM = Scott, Ray, and Sam (출처 : en.wikipedia.org/wiki/SRAM_Corporation)
스램은 1987년에 미국에서 설립된 회사로 처음부터 구동계 전체를 만들던 회사는 아니었고 Grip Shift 라는 변속레버를 만들어 로드용 자전거의 After Market 용으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Grip Shift 는 말 그대로 손으로 감싸쥐고 변속하는 방식의 변속레버입니다. 마치 오토바이 엑셀처럼 손으로 감았다 풀었다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로드바이크 변속레버는 다운튜브에 장착해서 변속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게 다운튜브에 있다보니 변속을 하려면 핸들바에서 손을 떼어야만 변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변속 타이밍이 늦어질 수 밖에 없고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자전거 프레임의 제일 아래쪽 튜브를 다운튜브라고 하는데 당시 변속레버는 다운튜브에 설치되었습니다. SRAM의 설립자 중 한명인 Stan Day는 철인3종 선수였는데 안전하고 빠른 새로운 방식의 변속레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게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이 핸들바 끝에 변속레버를 설치하는 방식의 Grip Shift 였습니다.
로드 바이크용 Grip Shift를 1988년에 출시하였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합니다. 그러나 1991년에 MTB용 Grip Shift를 출시하면서 크게 성장을 하게 됩니다. 기존에 시마노에서 만든 변속레버는 아래 사진처럼 핸들바 위쪽에 장착되고 정확한 변속을 위해서는 변속기 레버를 엄지와 검지로 잡아서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변속을 해야 했습니다. 어릴 때 이렇게 생긴 기어 사용해보신 분들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SRAM에서 만든 GRIP SHIFT는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 핸들을 잡은 채로 바로 변속을 할 수 있어서 시마노보다 신속하고 빠르게 그리고 더 정확한 변속이 가능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초기 MTB용 그립 시프트 인데요. 요즘에도 생활자전거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자전거 구동계 시장으로 진입한 SRAM은 시마노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갑니다. 바로 미국회사답게 인수합병을 통해 기술력을 흡수하고 상품의 수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시마노가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갔다면 SRAM은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는 쉬운(?) 방법을 사용합니다. 아마 미국회사이기도 하고 시장에 진입한 신생 회사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1997년에 오토바이 엔진과 부품을 생산하는 독일의 작스(Sachs)에서 자전거 부품 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는데 이로인해 금속공학 및 구동계 관련 기술 전문가들을 대량으로 확보하게 되면서 기술력을 갖추어 나갑니다.
그 후에 자전거 서스펜션 업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이자 자전거용 서스펜션을 처음 개발한 락샥(RockShox)을 2002년도에 인수하고, 2004년도에는 디스크 브레이크 업체인 아비드(Avid)를 인수하고 그 해에 크랭크, BB, 체인링 제조회사인 트루바티브(Truvativ)를 인수하면서 마침내 모든 구동계(drivetrain)를 판매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이후 스램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끊임없이 개발하면서 시마노가 거의 독점하던 구동계 시장에서 점유율도 높이고 자기만의 색깔도 가지게 됩니다. 몇가지 기술을 예를 들면 시마노가 MTB 시장에서 30단(3X10) 구동계로 시장을 평정하고 있을 2012년에 11단(1X11) 구동계인 XX1 모델을 출시한 것입니다. 당시 앞에는 당연히 3단의 기어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할 때 3개의 기어를 1개로 줄여버리고 뒷기어를 시마노보다 많은 11단으로 만든 것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이런 제품이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올마운틴, 엔듀로, 트레일 바이크 시장이 커지면서 이제는 풀서스펜션 자전거는 앞기어가 1단이 대부분이고, XC(하드테일, 풀샥) 자전거도 앞기어를 1단(싱글)만 장착하는 추세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바꾼 스램의 전략이 통한 것입니다.
스램의 혁신은 로드 자전거 구동계에서도 나왔는데요. 2015년도에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무선 변속시스템을 출시한 것입니다. 시마노가 그보다 먼저 전기를 이용한 변속시스템 Di2를 출시했는데 스램은 그걸 뛰어넘어 무선 변속시스템을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이제는 무선 변속시스템이 MTB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시마노와의 싸움에서 정면돌파를 하는 대신 시마노가 생각하지도 못한 허를 찌르는 반격으로 이제는 시마노와 어깨를 당당히 겨루게된 스램입니다. 이제는 스램을 먼저 선택하는 소비자들과 팬들이 많아져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스램 구동계에 대해 이야기 하기전에 스램이라는 회사를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스램이라는 회사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스램의 MTB와 로드 구동계 제품들과 등급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2018/02/09 - [자전거 이야기/자전거 입문하기] - 자전거 구입 가이드 9 (자전거 가격 비교하기5 - 구동계 등급 이해하기)
2020/06/26 - [자전거 이야기/자전거 입문하기] - 자전거 구입 가이드 10 (자전거 가격 비교하기6 - 구동계 등급 이해하기2)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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