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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8년 유럽 자전거 여행

유럽 자전거 여행기 40 (꿈에 그리던 노이슈반슈타인 성~)

by freewheel 2016. 8. 23.

<5월 3일(토) - 유럽 자전거여행 25일째>

꿈에 그리던 노이슈반슈타인 성



오늘 아침은 마냥 설레인다.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성(城)을

직접 가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에

애써 마음을 가라앉힐려고 했지만

 설레이는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꿈을 이루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 만큼

감격스러운 일이 있을까?

 

오늘은 오전에 로맨틱 가도의 끝에

있는 도시인 '퓌센'과 그 옆에 있는

'슈방가우'로 가서 노이슈반스타인 성을 구경하고

오후에 뮌헨 방향으로 최대한 멀리까지 가보기로

했기 때문에 서둘러서 출발하기로 했다.

 

 

이제 아침식사도 완전 독일식이다...^^

빵에 쨈과 햄, 샐러드를 올려 먹으니 너무 맛있었고,

바닐라 맛 요구르트는 한국에서 먹어본 적이 없어서

한번 사봤는데 바닐라 향과 요구르트 맛이

잘 어울려서 너무 맛있었다.

(내생애 최고의 요구르트 맛이었다.)

이제부터는 마트에서 요구르트 살 때는 무조건

바닐라 맛 요구르트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ㅋ

 

 

디저트로 비타민 섭취를 위해

사과를 한개 먹으니 달콤하고 개운해서 좋다.

 

  

하룻밤을 보내더라도 밥을 해먹어야

하기 때문에 가방의 짐을 모두 꺼내야한다...ㅜㅜ

 그래서 텐트 안은 항상 이렇게 며칠

머문 것처럼 지저분하다....^^;;

 

 

여행 초반에는 매일 비가 왔기 때문에

햇빛에 탈 걱정이 없었지만 이제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출발 전에

썬크림을 골고루 발라주어야 한다...^^

  

서두른다고 했지만 짐을 챙기다보니

시간이 좀 지났다....

 

캠핑장을 나서는데

캠핑장 주변 아침 경치는 어제 저녁의 경치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싱그러운 아침 햇살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맑고 따사로운 햇살, 눈덮힌 산과 푸른 풀밭을 뒤덮은

노란 민들레 꽃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되어 가슴이 벅차오른다.

  

 

어제 밤에 왔었던 호수가에 다시 왔는데

파스텔톤의 호수를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잠시 앉아서 저 멀리 성을 바라보기도 한다.

 

이렇게 온 몸으로 여행하는 법을 배워간다.

 

 

이제는 혼자 달리는 것이 익숙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혼자 달리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오히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혼자 볼 때

한국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더 생각난다.

  

조금만 더 가니 금방 퓌센에 도착한다.

  

 

석회질 때문인지 이곳의 호수와 강물은 푸르면서도

혼탁한 느낌이다.

마치 물감을 뿌려놓은 것 같다.

  

퓌센을 구경하기보다 우선 슈방가우로 가서 성을 둘러보기로 했다.

   

20분 정도를 더 달리니 슈방가우에 도착했다.

 

 눈 앞에 솟은 산 아래에

꿈에 그리던 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호에슈반가우 성이 오른편으로 보이고

 

  

좌측 위로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보인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생각보다 작아보인다...ㅜㅜ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매표소의 줄이 너무나도 길게 끝없이 이어져 있다...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입장권을 끊을려면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몇시간이라도 기다려서 성을 볼 것인가?

아니면 그냥 포기하고 뮌헨으로 올라갈 것인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매표소에서 가까운 줄에

한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아가씨 2명을 발견했다.

 

다가가서 한국말로 인사를 하니

다행히도 한국 관광객이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지만

친한척 하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같이 줄을 서도 되겠는지 양해를 구했다.

 

뒤에 있는 관광객들에게 좀 미안했지만

한국말을 못 알아들으니 같은 일행인 것 처럼 해서

줄을 서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점점 뻔뻔해지고, 단순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ㅜㅜ)

 

덕분에 30분 정도만 기다리고

노이슈반스타인 성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었다.

 

  

499번 4시15분 입장하는 표를 구했다.(9유로...)

 

호엔슈반가우 성과 노이슈반스타인 성을

둘 다 볼 수 있는 패키지도 있지만 노이슈반스타인 성만 보기로 했다.

성 내부는 한정된 인원이 가이드의 안내에 의해서만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전 시간은 모두 매진이었다.

 

12시가 갓 넘은 시간이라 그 동안 점심을

먹고 다시 퓌센으로 가서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퓌센으로 가는 길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데 날씨가 맑고 화창해서

더욱 맛있는 점심이었다...^^

  

 

빵을 먹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온통 패러글라이더로 가득하다.

 

스위스에서 탈 수 없었던 패러글라이더를

이렇게 독일에서 보게 되니 반가우면서도

비행을 하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에서 패러라이딩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너무도 사랑하는 바닐라맛 요구르트~!!

딸기쨈을 넣어서 먹으니 더 맛있다~

  

점심을 먹고 다시 퓌센 시내를 돌아보았다.

 

  

로맨틱 가도 표지판을 따라 끝까지 가니

로맨틱 가도의 끝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인다.

  

시내가 작아서 금방 시내를 돌아보고

슈퍼에서 내일까지 먹을거리를 샀더니 역앞에 자전거 가게가 보인다.

 

그 동안 비를 많이 맞아서 체인에서 소리도 많이 나고

달릴 때 힘도 들어서

자전거 체인에 기름을 좀 칠하기로 했다.

  

자전거 매장에 들어가서

"체인에 오일 한번만 좀 칠 수 있을까요?"

라고 물었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직원이

"오일"이라는 말과 "체인"이라는 말만 알아들었는지

스프레이로 된 오일을 건네면서 "4.5유로~~!"란다.

 

'오일을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체인에 뿌릴려고요~~'

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짧은 영어실력으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직원이 영어를 못해서

포기하고 그냥 돈을 주고 사기로 했다.

  

 

4.5유로면 슈퍼에서 소고기 스테이크

2인분을 살 수 있는 돈인데...ㅜㅜ

  

앞으로 여행할 거리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수시로 체인을 뿌리면서 달리기로 했다.

오일을 뿌리니 확실히 부드러워지고

소리도 없어졌다...^^

  

퓌센 시내를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3시가 다 되어간다.

노이슈반스타인 성 입구까지

30분정도 걸어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슈방가우로 돌아가야 했다.

 

 

성을 올라가는 입구에 왔는데

관광지라 그런지 자전거를 묶어둘 장소가 마땅치 않다...ㅜㅜ

 

지나가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구석에

세워두면 오히려 더 위험할 것 같아서

사람들이 가장 많은 매표소 입구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더러워(?) 보이게

하려고 양말, 신발을 걸어두었다...^^

  

성을 구경하고 내려올 때까지

자전거와 짐이 모두 무사하길 간절히 기도하며 산을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성 입구까지 가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지만 꽤 높이 올라간다...

땀이 나서 조금 쉬고 싶을 즈음

노이슈반스타인 성의 웅장한 자태가

눈 앞에 나타났다.

 

 

올려다보니 고개가 아프다.

 

 

3시 30분이라 아직 45분의 여유가 있어서

성 뒤를 돌아 성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마리엔 다리를 먼저 가보기로 했다.

  

 

성 입구 반대쪽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성을 올려다보니 성의 뒷편이 보인다.

 

과연 마리엔 다리에서 바라보는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마리엔 다리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사진찍는 수많은 사람들 틈을

겨우 비집고 들어가 다리에 올라서서

성을 내려다보니 너무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고 말았다....

  

 

마리엔 다리에서 바라본 노이슈반스타인 성의 모습~!!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했으면 얼마나

후회했을지...

(여행 사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

  

 

다리 밑을 내려다보면 아찔한 바위

절벽 사이로 맑은 계곡 물이 흐른다.

 

 

옆에 계신 관광객에게 부탁해서

인증사진도 남기고

 

 

가만히 서서 다시한번 성을 내려다 보면서 조용히 경치를 감상해본다.

 

시간이 이대로 정지되기를 바라지만

시간이 다 되어 성으로 내려가야한다...

  

그냥 여기에 더 있고 싶다...

 

 

아쉬움을 남긴채 다시 성으로 내려가는 길 뒷편으로는

호엔슈반가우 성도 보인다.

 

  

다시 성의 뒤편을 돌아 성의 입구로 가는데

마리엔 다리에서의 감동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노이슈반스타인 성의 입구에 도착했다~!!

 

드디어 성 내부를 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