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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8년 유럽 자전거 여행

유럽 자전거 여행기 54 (프라하로 가는 길 2 드디어 프라하 도착!)

by freewheel 2020. 6. 16.

<5월 14일(수)_여행 36일째>

밤늦게까지 비가 쏟아지고 텐트가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잠을 설쳤다.

그래도 오늘은 프라하에 도착하기로 했기 때문에

6시쯤 일어났다.

 

6시에 일어나 바깥 날씨가 어떤가 싶어

텐트 밖을 나왔더니 온통 안개가 자욱하게 덮혀있었다.

숲속에 혼자 안개속에 있으니 으스스한 느낌도 들었다.

 

얼른 텐트로 들어와서 빵으로 간단하게 먹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는데

밤새 비에 젖은 텐트를 어떻게든 말려야

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걱정이었다.

 

 

다행히도 짐을 정리하다보니

안개 사이로 해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충 세수를 하고 짐 정리를 끝내고

밖을 나와보니 안개가 햇빛에 점점 걷히고 있었다.

 

안개사이로 햇빛과 파란 하늘이 보여서 안심

 

안개야 빨리 사라져라~~!!

 

강 위 안개도 점점 걷히면서

아름다운 강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어느새 안개가 다 걷히고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안개가 걷히면서 더 상쾌하고 청량해진 공기를 마시자니

그동안의 피로마저 잊혀지는 것 같다.

 

비를 피해 우연히 들어온 장소이지만

너무 아름다웠던 나만의 캠핑장!!

 

다행히 햇빛이 강해 젖었던 텐트가 금방 말랐다.

얼른 짐을 다 챙기고 이제 프라하로 가는거다~!!

 

우선 강을 건너 102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가다가

강을 만나면 강을 따라 프라하 시내 중심가까지

가기로 했다.

출발하고 나서 뒤를 돌아보니

마치 내가 있었던 곳은 마법의 세계였던 것처럼

평범한 시골 모습이 더 낯설게 느껴졌다.

 

이제 다시 프라하로 가는 길을 찾아나서고

 

도로를 따라 조금만 갔더니 볼바타 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지도를 계속 꺼내기 귀찮아서

오늘 지나치기로 계획한 작은 도시이름을 메모했다.

지나가는 길에 표지판이 보일 때마다

메모를 확인했다.

마침 갈림길이 나오고

표지판 제일 아래에 첫 목적지

Celina 가 보여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참을 숲이 우거진 길을 달리는데

밤에 내렸던 비가 아직 그대로 젖어있어서

길이 미끄러웠다.

 

숲속 길을 한참 달리니 드디어 다시 만난 볼타바 강

이제 강만 따라 계속 북쪽으로 달리면

프라하 시내가 나올 거라 생각하니

마음 편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유럽의 강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수문

이제 프라하 시내에 어느 정도 가까워진 것 같다.

 

프라하 시내로 들어서니 고속도로 합류지점이

생기고 길이 복잡해지기 시작해서

자전거가 갈 수 있는 길을 찾는다고 잠시 헤맸다.

 

다행히 강을 따라 움직이다 보니 길을 찾았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 비하면 열악하지만

그래도 자전거 도로가 강을 따라 이어져 있어서

시내 중심가까지 길을 찾아 헤매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오~ 저기가 사진에서 보던 프라하 시내처럼 보인다~!

 

자전거도로가 끝이나고 이제 부터는 자동차 도로로

시내까지 이동~!

 

강을 따라 알록달록 중세시대에 지어졌을 것 같은

건물들을 보면서 프라하 시내에 도착했음을 실감한다.

 

저기가 그 유명한 다리인 것 같은데?

일단 숙소부터 찾아보고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프라하 성도 멀리 보이고

 

카를교도 보인다~

관광안내소를 찾아가서 게스트 하우스 같은

숙소를 물어보니 중앙역 주변으로 가보라고 한다.

 

일단 중앙역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중앙역으로 가는 길에 국립 박물관이 위엄있게 서있다.

 

드디어 프라하 중앙역에 도착~!

관광 안내소에서 받은 약도를 보고

주변을 한참 돌아다녀도 숙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제대로 된 간판도 안보이고 글자를 읽을 수 없으니 난감하다.

 

일단 중앙역 입구로 가면 뭔가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아

역 입구로 가는데 동양인으로 보이는 분이 전화로 통화 중이시다.

가까이 다가가니 한국말로 통화를 하고 계시는데

통화가 끝나자 마자 인사를 드리고 혹시

프라하에 민박집 아시는 곳이 있는지 물어보니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민박집이 근처에 있다고

거기를 가르쳐 주셨다.

 

 

프라하 시내에서 페라리도 보고

한인 민박은 보통 간판이 없어서 주소만 보고

찾아야되는데 그게 너무 어려웠다.

겨우 현관에서 한글로 된 '태극기 휘날리며'

이름을 발견하고 벨을 눌렀더니

오늘 내부 공사중이라 손님을 받을 수 없다고 하신다ㅜㅜ

 

하는 수 없이 혹시 다른 민박 집 아는 곳이 없는지 물어보니

바나나 하우스라고 구시가지 중심에 있다고

거기를 가보라고 하시면서 주소를 알려주셨다.

그래도 이렇게 도움을 받으니 다행이다.

 

틴 성모마리아 교회

구시가지 중심가에 민박집이 있었는데

사람도 너무 많고 집들도 너무 많아

민박집을 찾는다고 한참을 돌아다녔다.

그래도 중간중간 유명한 건물들도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다.

 

그 유명한 시계탑 앞에는 사람들이 북적북적

주소 주변으로 건물 입구를 하나하나 확인하다보니

드디어 바나나 하우스 초인종을 발견~!!

 

초인종을 눌러 혹시 오늘 하루 자고 갈 수 있는지

물어보니 문을 열어주신다.

좁은 계단을 따라 힘겹게 자전거를 올리고

침대가 있는 방을 안내 주셨는데

이게 얼마만에 보는 침대인지ㅜㅜ

 

숙소비를 드리고 짐을 좀 정리한 다음 샤워부터하고

오랜만에 민박집 컴퓨터로 프라하 정보도 구하고

오스트리아 이후로 연락을 못드렸는데

집에도 연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숙소에는 나 말고 2팀 정도가 더 있었는데

같은 방을 사용하는 남자 애들이 2명이 있어서

이런 저런 여행 얘기를 나누었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유럽여행 동지를 만나

베낭여행 중인 친구들이었는데

내가 파리에서부터 자전거로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를 거쳐

36일 만에 프라하에 도착했다고 하니

자기들은 인터넷으로 자전거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기만 했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면서

여행이 어땠는지 위험하지는 않았는지

이것저것 물어본다.

이렇게 한국 사람들과 여행얘기와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프라하에 도착한 것 보다 이렇게 얘기나눌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이 더 행복했다.

 

프라하는 야경이 예쁜데 각자 시간을 보내다가 10시에

카를교에서 만나서 다같이 야경을 보기로 하고 각자 흩어졌다.

나는 혼자서 시내를 둘러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