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금)_여행 38일째>
지붕이 있는 곳이라 새벽에 잠깐 다시 비가와도
쾌적하게 잘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새벽부터 다리가 너무 간지러워 잠을 잘 수가 없었다ㅜㅜ
아침에 일어나서 약을 발라도 너무 간지럽다
아침에 일어나 텐트를 보니 참 좋은 곳에서
하루밤을 보낸 것 같다.
이 넓은 곳이 전부 잔디밭과 나무들만 있고
집은 없는게 신기했다.
그런데도 관리가 너무 잘 되어있는 것 보면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얼마나 열심히
관리 하셨는지 짐작이 된다.
오늘 아침은 아주머니께서 주고가신
빵과 샐러드를 다 먹으려고 하다보니 진수 성찬이다.
빵에 쨈을 바르고 샐러드를 올린다음
소세지를 올려서 먹으면 쨈/샐러드의 달짝지근함과
소세지의 짠맛이 어우러져 더 맛있었다.
요렇게~!!
아주머니께서 주신 샐러드는
약간 새콤한 맛이 나는 샐러드라
빵에 넣어먹으니 더 맛있었다.
역시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엔 이유가 다 있었다.
아주머니 샐러드 따봉~!!
아침을 먹고 짐을 다 챙기고 나서
간단히 고양이 세수로 출발 준비 완료~!
날씨가 흐려도 썬크림은 발라야 하니
썬크림도 다 바르고 출발하려고 보니
아무생각없이 지내다보니 몰랐는데
운동화 양쪽이 찢어져 있고 쪼리의 끈도
떨어지기 직전이다ㅜㅜ
일단 오늘은 출발해야 되니까 출발하고
시간될 때 바느질이라도 하거나
마트에서 슬리퍼를 사야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룻밤만 머물렀지만 아주머니께 보답을 해들게 없어서
주변 정리를 깔끔하게 하고 청소까지 하고났더니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오늘은 10시가 넘어서 출발이다.
오늘 드레스덴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거리상 힘들 것 같아 우선 독일 국경을 넘어서
최대한 드레스덴 근처에서 캠핑장을 찾아보기로 했다.
261번길을 쭉 따라 가다가 데친(Decin)에서 62번 도로를
타고 가면 엘베강을 따라 드레스덴까지 갈 수 있어서
길은 어렵지 않을 것 같아 안심이다.
하루밤 안전하게 쾌적하게 잘 보냈다고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인사없이 그냥 훌쩍 떠나려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오늘 첫 목적지 리토메르지체(Litomerice)가
6km 남았다는 표지판 확인 후 좌회전~
하루밤 짧게 머물렀던 크르제슈이체 안녕~~
오늘은 이 엘베강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맘편하게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안개가 끼인 아침 강풍경은 고즈넉하니 좋았다.
얼마 안가서 리토메르지체 도착~!
시내에서 약간 길을 헤멜 수 있었지만
표지판이 잘 되어있어서 261번 도로를 따라 우회전
시골이지만 고풍스런 건물들이 어딜가나
있는 것을 보면서 역시 유럽은 유럽이구나를
다시 한번 느낀다.
다행히 시내는 어렵지 않게 금방 빠져나올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로 넘어가기 전에는
잎만 무성하던 너도밤나무(마로니에)였는데
어느새 꽃이 활짝 피어있다.
이렇게 또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게 된다.
강따라 가면 평지로만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왠걸? 예상치 못하게 오르막 길이 나와 힘들게 올랐다ㅜㅜ
그래도 생각보다 오르막은 짧아서 좋았는데
국도라고 하기에는 차선도 안보이고
정말 열악한 도로상태였지만 그래도 경치는 좋았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이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
우리나라처럼 산이 많은 것도 아닌데
길을 직전으로 만들지 않고 이렇게
구불구불하게 만든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멀리 길의 끝이 보이고 그 언덕
너머로 빨간지붕들이 있는 마을들을 보면서
달리다보니 뭔가 운치도 있고 자전거 여행의
묘미도 만끽하는 것 같아 좋았다.
날씨가 흐려서 조금 아쉽지만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고 방목하는 소들과
작은 마을들을 언덕위에서 내려다보니
이제는 내리막길로 신나게 내려가면 될 것 같다.
저기 마을까지 내려가면 다시 엘베강을
따라 가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시만난 엘베강과 강변 자전거 도로~
여기 자전거 도로도 역시 사정이 좋지는 않다.
그래도 차도를 벗어나 자전거도로로
안전하게 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기쁨도 잠시 자전거도로가 금방 끝나고
다시 국도로 나왔는데 그나마 여기는
마을들이 있어서 그런지 길이 좀 넓어진 것 같다.
중간중간 멋진 성들도 보이고 차들이 많아진 걸 보니
중간 목표지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드디어 우스티나트라벰(Ustinad Labem)에 도착
다행히 길 바로 옆에 마트가 있어서
점심거리와 저녁거리를 좀 샀다.
로타리 표지판을 유심히 보고
261번 도로를 타고 데친(Decin)까지 가야되니까
직진하면 되는구나~
드레스덴 방향을 보니 저 멀리 산들이 보이는 걸 보니
저 산들 너머에 드레스덴이 있을 것 같다.
데친까지 19km 남았다는 표지판~!
대략 1시간 정도만 더 달리면 될 것 같아
다시 열심히 달려본다.
엘베강을 끼고 달리는 국도가 아름다워서
멈춰서 잠깐 쉬기로 했다.
주변에 산과 강이 있으
언뜻보면 우리나라 시골 같기도 해서
좀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셀카를 찍으니 더 한국 같다~
조금 쉬었다가 열심히 달리는데
앞에서 가족으로 보이는 자전거 라이더들 발견~!
혼자 가는 것보다 같이 가는게 덜 외로울 것 같아
얼른 따라 붙었다^^
꼬맹이들은 안전하게 가운데서 주행하고
어른들은 앞뒤에서 끌어주고 계신다.
중간에 다같이 멈춰서 쉬시길래 인사를 드렸더니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해주신다.
독일에 살고 계신 가족분들인데
체코 여행 왔다가 독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혼자 자전거 여행 중이라고 했더니
간식도 나눠주셨다ㅜㅜ(감사합니다~!!)
목적지가 달라 끝까지 같이 할 수는 없었지만
가는데까지 같이 가기로 했다.
독일 가족들과 같이 달리면서 알게된 사실은
이분들은 갈림길에서 좌회전을 하거나 우회전을
할 때는 항상 손을 들어서 명확하게 수신호를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아서 수신호를
안 할때가 있었는데 이 분들은
가족 모두가 수신호를 반드시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동안 혼자 여행을 하다보니
내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를 못한다는 것이
늘 아쉬웠었는데
가족분들 중에 남자애가 한명 있어서
달리는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체코의 이름모를 마을에서 사진의 주인공이 되니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진을 많이 잘 찍어줘서 고마웠다^^
내가 이런 모습으로 달렸었구나~!
뭔가 짐이 많아보이기도 하고
힘들 것 같기도 하고^^
간판들이 보이니 체코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이래서 여행은 누군가와 같이 하는게
더 좋은 게 아닐까?
내가 뒤돌아보기를 기다렸다가 찍었다는 사진
얼마 못가서 가족들은 다른길로 가야된다고 해서
서로가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아쉬움의 작별인사를 했다.
짧았지만 행복하게 여행하는 가족을
만나서 즐거웠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가족들과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독일 가족분들 덕분에 힘들지 않게
금방 도착한 데친(Decin)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길가에 있는 담벼락 같은 곳에서
점심을 빵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저기~ 보이는 표지판
드디어 62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구나~!
이제는 62번 도로만 타고 가면 드레스덴까지는
길 찾는 걱정없이 갈 수 있어서 좋았고
조금만 더 가면 체코-독일 국경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또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ㅜㅜ
비가 와서 그런지 풍경도 좀 쓸쓸해진 것 같다.
그래도 더운 것보다는 비오는게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엘베강 좌우로 웅장한 절벽들이 보이고
뭔가 저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오래전부터 이곳이 체코와 독일의
주요한 길목이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왠지 여기는 절벽이 아름답기도 하고
상점들이 많은 것을 보니 관광지인 것 같은 느낌이다.
비를 맞아서 그런지 점심 먹은지 얼마 안됐지만
살짝 배가 고프기 시작하기도 하고
남아있는 체코 돈을 다 쓰는게 나을 것 같아서
작은 마트에서 간식거리를 좀 샀다.
오~~ 저기 국경이 보인다~!
드디어 독일이구나~~!
체코에서 먹는 마지막 간식거리들~!
내가 왔던 길을 돌아보니
병풍같은 산들이 강을 둘러싸고 있는게 보인다.
드디어 독일이다~!!
여기도 검문이나 확인 같은 것 전혀 없이
그냥 지나치면 끝이다.
독일로 넘어오니 역시 도로부터가
깔끔하고 모든 것이 관리가 잘되고 있는 느낌이다.
절벽 아래 인공적으로 만든 것 같은 동굴이 있는데
여기가 유명한 와인 저장소인 것 같았다.
독일로 넘어왔더니 엘베강의 폭도 넓어졌다.
여기가 독일이라는 표지판~
그 밑에는 작센주를 나타내는
문장인 것 같은데
이런 건 또 처음 보는 거라 신기했다.
마침 강가에 벤치가 있어서 잠깐
간식도 먹고 휴식도 취하면서
주변 경치도 구경하고 가기로 했다.
샌드위치는 처음 사보는 것 같은데
안에 야채와 소제지가 제법 들어있고
빵도 맛있었다.
맛있는 빵을 먹으니 웃음이 절로 나오네
물보다 싸서 산 맥주와
초코쿠키까지 먹으니 살맛이 나는구나~!
마침 벤치 바로옆이 유람선 선착장이라
유람선이 왔다갔다가 하는 것도
구경하면서 좀 편하게 쉬었다.
간식을 먹고 출발하니 이제 비도 그치고
체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국도옆에 따로 만들어져 있는 자전거도로가
있어서 신다게 달려본다.
역시 독일은 잘 사는 나라가 맞는 것 같다.
금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자전거타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사하기 바빴다~!!
독일 사람들은 자전거 도로에서
마주오는 자전거에 눈인사를 하면서
꼭 HALO(할로) 라고 인사를 하는데
자전거 라이더가 많다보니 인사하기 바쁘다.
할로, 할로, 할로할로할로~~
강건너편 기찻길에 화물기차가 지나가는데
콘테이너 박스에 쓰여진 '현대'라는
글씨를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너도 나처럼 멀리서 이 먼곳 까지 왔구나~!"
"수고많았어~!"
라고 혼잣말을 해본다.
Bad Schandau 라는 도시에 오니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자전거 도로와
강을 건너는 길이 복잡하게 되어있어서
좀 헤매다보니 시간을 조금 지체했다.
드디어 찾은 다리~!
저 다리를 건너서 조금만 가면 캠핑장이 나온다.
서쪽하늘은 맑은 것 보니 비도 조금있으면 그칠 것 같다.
강을 건너서 172번 국도를 따라 가기로 하는데
서서히 비가 그치고 맑아온다.
언제나 반가운 캠핑장 안내표지판!
골목 입구에서 강쪽을 바라보니
엘베강 바로 옆에 캠핑장이 보인다.
텐트를 다 치고 오랜만에 샤워를 하려고
샤워장에 가보니 여기는 돈을 넣어야만 물이나온다.
70센트를 넣고 샤워도 하고 빨래도 했더니
해가 저물어간다.
배가 고파서 얼른 저녁밥을 짓고
오랜만에 미역국을 끓였다.
끓는 물에 미역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고
도이터 할머니에게 배운 독일 조미료를 넣으니
독특한 향이 나면서 너무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독일 지도를 보며 다음 일정들을 확인했다.
내일은 드레스덴에 도착할 것 같아서
드레스덴 관광 정보도 좀 알아보고 하다보니
금방 밤이 깊어졌다.
☆ 오늘 달린 거리 : 90.2km(누적거리 : 2,575.4km)
★ 오늘 지출액 : 9.89유로 / 63코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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