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화) - 유럽 자전거여행 7일 째>
편안한 침대에서 잠을 잤더니
피로감이 없이 개운한 마음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맑은 하늘을 보며 기분이 더욱 상쾌해졌다.
오늘은 제대로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커졌다...^^
아침부터 먹었는데 어제 먹다 남은 밥에 물을 넣고 끓여서
숭늉처럼 만들어 먹었는데 너무 뜨거워서
입천장을 데였다...ㅜㅜ
씻고 짐을 챙겨 나오니 밤새 비가 왔었는지
자전거가 비에 흠뻑 젖어있다.
Auxerre 시내를 빠져나오는 길이 어렵지 않아서
쉽게 국도로 접어들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Saulieu(살루?)로 정했다.
중간에 Avallon을 지나서 가기로 했다.
Auxerre 시내를 빠져 나와 국도를 달리니 날씨가 너무 좋았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즐기는 제대로된 봄 날씨였던 것 같다.
뒤로 돌아보니 자그마한 Auxerre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아서 멀리서
바라보니 도시가 더 아름답게 보인다.
보리인지 밀인지는 모르지만 끝없이 펼쳐진 밭을
보니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그 뒤에 보이는 도시를 보며 혼자 감탄사를 뱉어본다~
얼마 가지 않아서 포도밭이 보였다.
프랑스의 포도밭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러보고 가고 싶어서 잠시 옆길로 빠지기로 했다...^^
이런 것이 자전거 여행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달리다 마음이 머무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멈춰서서 마음껏
마음에 담아둘 수 있으니까...^^
아직 추워서 가지만 앙상했지만
넓은 포도밭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배나무처럼 보이는 나무에는 꽃이 만발했다.
아직 날이 추웠지만 봄이 왔음을 나무는 알고 있었다.
언덕에 있는 포도나무라 그 끝을 알 수 없었지만
키작은 포도나무와 흙들을 유심히 보았다.
4월이지만 아직 여기는 추워서 포도나무의 잎들을 볼 수 없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프랑스 포도밭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런데 여기 포도나무들은 한국의 포도나무보다 키가
너무 작아서 신기했다....^^ 나는 프랑스 포도밭이라고 하면
키가 큰 포도나무에 포도가 주렁주렁 달렸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와인 전문가들은 현지 산지를 직접 가보기도 한다는데...
나도 이제 프랑스 와인을 보며
한마디 할 수 있겠다~~!!ㅋㅋ
"나 프랑스 포도밭 직접 봤거든~~~"
포도밭을 지나 열심히 달리니 드디어 찾고 있던 D606 도로가 나왔다.
이제 이 길만 쭉 따라가면 오늘의 목표지점인 Saulieu(살루)가 나올 것이다...^^
이제껏 좁은 지방도를 따라와서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제는 넓은
국도를 따라 가는거다~~!!!
근데 차들이 빨리 달려서 무섭긴 무서웠다...
여기서 잠깐 오토바이 사고가 났다. 얼른 내려 소독포를 들고
사고난 사람에게 갔더니 오른팔만 아파하고 멀쩡했다.
50대 아저씨였다. 동호회에서 단체로 여행을 가시다가
사고가 난 듯한데 동호회 아저씨들 뿐 아니라
지나가는 모든 차들이 서서
사고난 아저씨를 도와드릴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며 프랑스 사람들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가진 소독포로 코피를 닦아 드렸더니
아저씨를 포함하여 동호회 분들이 고맙다고 하신다...^^
가다가 배가고파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빵하고 우유, 그리고 어제 샀던 과자, 사과 하나를 먹었다.
그래도 뭘 먹고나니 추위도 좀 견딜만 하고 힘도 새롭게 난다.
뒤에 풀들이 파래서 따뜻할 것 같지만 너무 추운 날씨였다...ㅠㅠ
그래도 잠시 쉬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너무 아름다운 들판이다...
이런 들판을 달려보는 것은 나에게 너무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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