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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8년 유럽 자전거 여행

유럽 자전거 여행기 8(프랑스 오세르 까지)

by freewheel 2016. 6. 22.

<4월 14일(월) - 유럽 자전거 여행 6일 째>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듀니 아저씨와 나탈리 아주머니가 일어나기 전에

얼른 씻고 짐을 챙기고 있으니 아주머니께서 내려 오셨다.

 

 

 

나탈리 아주머니~!!(출근 전 현관문을 나서면서 찍은 사진)

월요일이라 출근 준비에도 바쁜데도 아침을 챙겨주셨다.

프랑스 전통 치즈와 빵, 우유, 커피, 그리고 요구르트를 먹었다.

다른 식구들은 아직 자고 있지만

아주머니께서는 출근을 하셔야 했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아주머니는 남은 여행 잘 하라고 격려해 주셨고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대답했다...

 

현관에서 출근하는 나탈리 아주머니를 붙잡고 사진을 찍었다...ㅋㅋ

 

왼쪽 뒤에 보이는 것이 비에 젖은 내 짐들이다...^^

(지저분하다..ㅜㅜ)

 

 

 

 

 

아주머니께서 출근하고 나시니 듀니 아저씨께서 일어나셨다.

그리고 잠시 뒤 큰 딸 엘리샤와 게일이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일어나자마자 사진을 찍어서 죄송했지만...)

 

너무 예쁜 애들이었다~

 특히 둘째 게일은 인형처럼 예쁘고..^^

 

듀니아저씨께서 아침을 드시는 동안 어제 알아봐주셨던

Auxerre(오세어라고 발음했던 것 같음..)에 있는

캠핑장 가는 길을 다시한번 알려주셨다.

 

 

짐을 다시 다 싸고 차고에서 자전거를 꺼내어

짐을 실었다.

물통에 물이 없어서 아저씨게 물을 좀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내 물통을 채워주신 것은 물론이고 생수 1.5리터 PET병도 하나 더 주셨다.

(이 PET병을 여행 끝까지 요긴하게 잘 썼다~ㅋ)

여행 중에 필요할 거라고 하시면서....ㅠㅠ

 

아저씨 너무 고마워요~~!!

 

 

비록 짧은 하루밤이었지만 정이 들어 떠나기가 싫었다....

아직 혼자보다는 사람이 더 그립기 때문이다...

 

모험을 찾아 떠나온 여행이지만

오늘 나에게 펼쳐질 하루가 두렵기도 하다...

 

그래도 아저씨 가족 덕분에 앞으로의 여행에 자신감이 생기고,

기대가 커지기도 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Auxerre~!

지도를 다시 확인하고 출발했다~~

 

 

 

 

아저씨 집을 나와 골목을 벗어나자마자 드넓은 벌판이 나타났다.

저 너머 어딘가에 Auxerre가 있겠지?

 

 

 

 

비는 그쳤지만 아직 이슬비가 조금씩 내려 바람막이와

방수커버를 씌우고 달렸다.

 

 

 

 

 

원래 어제 목적지였던 빌례뉴프에 도착했다.

어제 배고플 때는 100m도 못 가겠더니

듀니 아저씨 집에서 그리 멀지 않는 거리였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St - Julien이라는 조그만 마을 입구에서 발견한 슈퍼마켓~!!!!

 

시골 마을이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온갖 종류의 소세지와 치즈에 정신없이 구경하다가

우유 1리터, 사과 4개, 크로아상 1개, 이름모를 빵 1개를

샀다.(총 4.10유로) 아~~ 오늘은 점심 맛있게 먹으며 달릴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힘이 불끈 솟는다~^^

 

 

 

 

 

세느강의 지류인 Yonne(욘) 강

듀니 아저씨가 욘강의 경치가 아름답다고 해서 왔는데

흐린 하늘 덕분에 더 운치가 있었다.

 

 

 

Yonne강을 벗어나서 들판을 달렸다.

 그러나 시골 길을 접어들어 길을 한참이나 헤매다가

겨우 길을 찾아냈다. 그러다 보니 배는 점점 고파지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ㅜㅜ

 

그래서 우선 Beon이라는 조그마한 마을을 목표로 하고 거기까지 가서

 점심을 먹기로 마음먹는다.

 

언덕을 오르는데 점점 빗줄기가 거세진다.... 추워진다....

비에 온 몸이 젖고, 추위에 온 몸이 떨리지만 Beon까지는 가기로 한다.

시골 길이라 비를 피할 만한 장소도 없다.

 

 

 

드디어 Beon에 도착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조그마한 마을의 모습이 아름답다.

 

그런데 마을로 접어드니 비가 우박이 되어 내리기 시작한다.

우박이 온 몸을 때린다.

다행히 버스 정류장이 있어 거기서 비를 피하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정류장에 몸을 피하고 나니 우박이 억수같이 쏟아진다...ㅠㅠ

사진에 보이는 하얀 덩어리들이 모두 우박이다.

 

 

 

 

 

비에 온 몸은 젖었고, 우박이 내릴 만큼 차가운 날씨는

 배고픔마저 못 느끼게 한다.

그래도 빵과 우유, 그리고 사과를 1개 먹으니 힘이난다. 거기다 빵을

 다 먹고 났더니 우박이 잦아들고 결국 비가 그친다.

 

그래서 다시 출발한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계속 들판을 달렸다.

 얼마 안 가서 D89도로를 타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 길로만

쭉~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Auxerre가 나온다...^^

 

한참을 가니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끝없는 들판을 달리다 저 멀리 앞에서 집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점점 Auxerre에 다다르고 있음을 알게된다.

저기 너머에 Auxerre 가 있겠지?

 

 

 

 

 

드디어 Auxerre에 도착하다~!!!

 비는 오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마음이

너무 가볍다~ㅋㅋ 얼른가서 샤워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Auxerre 시내에 들어오긴 했는데 캠핑장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몰라 걱정했는데 마침 버스정류장에 시내 지도가 있고

거기다 우측 아래에 캠핑장 표시까지 되어있다~!!!ㅎㅎㅎ

 

너무 기뻐하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말을 건다... 돌아 봤더니 어느 젊은 프랑스

청년이 뭐라고 말을 건다... "I can't speak French." 라고 했더니

 "May I help you?"라고 한다. 혼자 지도를 보고 있으니

도와 줄려고 하는가 보다~!

 

'난 도움이 필요없거든~ 캠핑장 위치를 알았으니까~ㅋㅋ'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성의를 생각해서 지도를 보며

"저 캠핑장에 가려고 한다." 했더니 거기까지 가는 길을

상세히 설명해준다. 그런데 오히려 설명을 들으니 더 헷갈렸다...ㅜㅜ

이해가 안된 표정을 지으니

"Follow me~"라며 앞서간다.

"메르시~!!!"를 외치고 따라간다.

 

 

 

 

시내 이곳 저곳을 지나 드디어 캠핑장에 도착했다. 근데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너무 조용한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캠핑장에 도착하니 안내문에

캠핑장 오픈날짜가 적혀있는데

4월 15일부터 오픈을 한단다....ㅜㅜ

뜨악.....

오늘이 4월 14일인데....ㅜㅜ

 

청년도 당황해 한다. 마침 오픈 준비를 하는 것 같은 사람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어떻게는 잠 만이라도 자려고 했는데

불가능 하단다...

 

나를 도와주던 청년이 자기가 아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시설이고 아마 나도 이용할 수 있을 거라며

따라오라고 한다...

 

아~ 이 학생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간 곳이 어느 유스호스텔 같은 곳이었다.

하루종일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온 나에게 지붕이 있고,

침대가 있는 숙소는 천국이나 다름 없었다...

 

 

 

 

숙소로 들어가는 입구~

마치 가정집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숙소 입구

 

프랑스 청년의 도움으로 체크인을 하고 비에 젖은 짐을 내렸다.

좋은 여행을 하라며 떠나는 그 친구에게

감사의 표시로 버프를 선물로 주었다.

오늘도 나는 혼자 여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지붕아래에 있는 예쁜 방~~

먼저 짐을 풀어놓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며

추위에 언 몸을 녹였다.

 

 

저녁 먹기에 조금 이른 시간이었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사과 한개를 먹고

근처 시내 구경을 좀 하면서

저녁거리도 사와서 해먹기로 했다.

 

 

 

 

마침 밖을 나오니 비가 그쳤다.

숙소 바로 근처에 있던 이름 모를 성당이지만

나에게 Auxerre에 대한 추억으로

남겨져 있는 성당..^^

 

 

 

 

 

 

성당 근처 슈퍼에서 시장을 보고나서

숙소로 돌아가는 어느 골목길....^^

 

나는 여행할 때 이런 곳이 좋다.

책에 나오지 않는 이름모를 골목길이지만 이 곳에 서 있을 때,

이 순간 내가 여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원래 이 시간이면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 할 시간이겠지...?

이 시간에 프랑스의 조그마한 도시 골목길을 거닐며

이곳의 공기를 마실 때 여행의 참 맛을 느끼게 된다.

 

아~ 자유로움이란 이런 느낌이 아닐까?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저녁을 먹기 전까지 내일 가야할

루트를 확인했다. 비만 오지 않는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데...^^

자전거 여행 3일 째인데 텐트에서는 1번밖에 자지 못했다...

내일 부터는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배가 고프니 저녁을 먹어야겠다...^^

 

 

 

 

 

마침 숙소에 공용으로 쓰는 주방이 있어서

편하게 저녁을 했다.

메뉴는 밥, 깻잎, 된장국, 소세지~!!

너무 배가 고파 소세지를 전부 구웠는데 너무 맛있었다.

 다만 좀 짜다는 거~

 지금 생각해보면 저 소세지는 구이용이 아니라 얇게 짤라서

 빵에 넣어 먹는 용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ㅋㅋ

 

그래도 밥도 실컷먹고, 거기다 고기까지 먹으니 너무 좋았다.

 

 

 

 

저녁을 먹고 일기를 쓰면서 슈퍼에서 사온 간식을 먹었다...ㅋㅋ

 

소세지는 점심용이고, 요구르트와 과자는 간식용~~

단 것이 너무 먹고 싶어서 달콤한 초코렛이 발려있는 과자를

샀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맥주는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500ml 캔인데

물보다 싸서 샀다...^^

 

간식을 먹고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그치고

Auxerre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작은 도시라서 더 예쁘고 여유로워 보였다.

 

 

 

내일 루트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일기를 쓰다보니

어느새 잘 시간이다.

 

 

 

☆ 오늘 달린 거리(누적거리) : 78.3km(251.3km)

★ 오늘 지출액 : 27.88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