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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8년 유럽 자전거 여행

유럽 자전거 여행기 10 (살루 도착)

by freewheel 2016. 6. 22.

 

 

 

 

점심을 먹고 한참을 달리다 터널을 하나 지나고 나니

 그동안 보았던 풍경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다.

산들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산들이 있고 바위들이 보였다.

 

오랜만에 산을 보니 넘 반가웠다~

 

 

 

 

 

산들이 있는 지역을 벗어나니

완만한 경사가 끝없이 이어져있고, 주변으로는 목초지가 펼쳐져 있다.

 

푸른 들판과 풀을 뜯는 소와 양들... 한눈에 보이는 구름들...

 이런게 유럽이구나...

 

이 넓은 들판을 마음껏 가슴에 담아본다.

 

 

 

 

 

 오늘의 중간 목표인 AVALLON에 드디어 도착했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큰 도시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다.

 

30분도 안되어 도시를 빠져나갔으니...ㅜㅜ

 

 

 

 

 

 

넓은 들판에 소들만 보다가 처음으로 양들을 보았다...^^

 귀여운 새끼 양들이 어미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양들을 보며 조금 더 힘을 내어본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니 외롭기도 하고,

말이 너무 하고싶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길에서 동물들을 만날 때마다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안녕~~!! 양들아~ 만나서 반갑다~!!

너희들은 가족들과 같이 있으니 외롭지 않겠구나!"

"자전거 타고 달리는 내 모습이 어때?"

.

.

.

.

.

"오늘은 날씨가 화창해서 너무 좋다~!"

.

.

.

등등...^^

 

 

 

넓은 들판을 달리다보니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조금씩 지치기도 해서 잠시 멈춰서

간식을 먹고 볼일도 보는데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온이 차가워서 그런지 너무 추웠다...ㅜㅜ

 조금만 더 가자!! 힘내자!! 를 수없이 속으로 되뇌며

비속을 달렸다.

이 동네는 왜이렇게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지...

 

비 맞으면서 달리니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어서 안좋다..

그저 Saulieu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며 달리기만 할 뿐이다.

여행하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오니까

슬슬 화가 나기도 한다...ㅜㅜ

 

비오는 길에서는 트럭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그리고 트럭들이 지나가고 나면 온몸에 물이 튀었다...

 

그리고 드디어 무릎, 엉덩이가 아프기 시작했다...ㅜㅜ

목과 어깨도 쑤시고...

 

그래도 10km 정도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며

이를 악물고 달렸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드디어 Saulieu에 도착을 했다.

 

 

 

 

 

사실 여기에 캠핑장이 있는지도 모르고

출발했는데 다행히

시내 들어가는 입구에 캠핑장이 바로 있었다.

 

그리고 도착 전 비가 그쳐 너무 기분이 좋았다.

 

거기다 여기 캠핑장은 6유로로 싼 것 같아 이래저래 좋았다.

캠핑장에서 하루 잠만 자고 다시 출발하는

나에게 캠핑장 비용을 아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저녁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얼른 텐트치고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싶다~~

 

 

 

 

사진으로 잘 보이진 않지만

 비를 맞으며 달리다 보니 온 다리에 흙이다....ㅜㅜ

그런데 더러운 것 보다 추운게 더 힘들었다....

추운 것 보다 외로운게 더 힘들었다....

 

 

 

 

 

캠핑장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오늘밤을 보낼

 내 집을 짓는 것이었다~~!!*^^*

 

여행 4일 째인데 겨우 2번째 쳐보는 텐트라 아직도 시간이

걸리고 익숙하지가 않다...

거기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 이 넓은 캠핑장에 나만 있다...

 

얼른 샤워하고 밥이나 먹어야지...ㅜㅜ

 

 

 

 

 

샤워시설이 첨보는 것이라 좀 낯설었다. 그리고 좀 어설픈 시설...

 그래도 뜨거운 물에 얼었던 몸을 녹이니 너무 좋았다.

샤워하고 시내를 자전거로 좀 돌아보며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했다.

작은 시내를 돌아보고 오는데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시내를 돌아보고 와서 밥을 시작했다.

조금은 고지대인 것 같아 물통을 올려놓고 밥이 익기를 기다렸다.

 

밥이 익기를 기다리며 하늘을 보니 그렇게 흐리던 하늘이

 맑게 개여있고 구름이 아름답다.

 

밥을 하는 동안 텐트 앞에 캠핑카가

한대 들어왔다.

어느 부부였는데 얘기가 너무 하고 싶어서

홍삼캔디를 선물했는데

아저씨가 영어를 못하셔서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ㅜㅜ

그냥 홍삼캔디만 선물로 드리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ㅜㅜ

 

 

"아~~~~대화가 필요해~~!!"

 

 

 

 

아~~ 따뜻한 밥이다~~~

 

다행이 밥이 맛있게 되었다.

밥은 되었으니

이제 국을 끓여야지~

 

 

 

 

 

 

 

비록 된장국에 깻잎 그리고 고추장이  전부였지만 내게는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는 밥이었다.

 

오늘의 추위도 외로움도 비에 젖은 마음도 모두 녹아내렸다.

 

 

 

 

어제 Auxerre에 있던 숙소에서 가져온 홍차 티백하나...^^*

 저녁을 먹고 차 한잔의 여유를 가져보기 위해 준비했다.

내게는 너무 사치스러운 차 한잔이었다...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오늘의 일기를 쓰고 내일 가야할 길을

체크하다보니 벌써 해가 져버린다...

 

추위와 외로움에 빨리 익숙해져야 할텐데

오히려 깊어지기만 한다...

 

 

 

 

☆ 오늘 달린 거리(누적거리) : 96.4km(347.7km)

★ 오늘 지출액 : 6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