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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8년 유럽 자전거 여행

유럽 자전거 여행기 13 (프랑스-스위스 국경지대)

by freewheel 2016. 6. 23.

<4월 17일(목) - 유럽 자전거여행 9일 째>

 

 

 

 

 어제는 모처럼 텐트에서 따뜻하게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볼일을 보는데

이곳 캠핑장 화장실이 좀 열악했다.

거기다 특이한 구조까지~ㅋㅋ

 

 

샤워실 한 쪽에 남자용 칸, 여자용 칸 2개가 전부였는데

남자용 칸을 열어보니...ㅋㅋ

 

 

 

 

저기 발판에 서서 작은 일을 보던지, 앉아서 큰 일을

보라는 뜻인 것 같았다.

 

 

 

 

물을 내리니 물이 발판 앞까지 흘러

쏴~악 쓸어간다...^^

 

생전 처음 보는 화장실을 보며 여행의

새로운 의미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낯선 곳을 여행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되는

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와 다를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고, 그럴 때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Pontarlier(뽕따리?)

지도 상으로 볼 때 충분한 거리였고, 스위스 국경 근처라

내일 스위스로 넘어가려면 아마도 높은 산을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오늘 스위스 국경으로 최대한

가까이 가는 것이 목표였다.

 

아~ 드디어 내일이면 스위스로 넘어갈 수 있겠다~~~!!!

 

 

그러나 목표 지점까지 2/3 정도까지 밖에 가지 못했다...ㅜㅜ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챙겨먹고 서둘러 출발했다.

캠핑장 바로 근처에 있던 공중전화를 보자마자

집으로 전화를 했다. 이렇게 전화하는 시간이

유일하게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말을 맘껏 한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지 그 전에는 몰랐다..ㅋ

 

전화로 힘을 충전했으니 오늘도 열심히 달리는 거다~~~~!!!!

 

 

 

 

원래 어제 목적지였던 Seurre...

40분정도 달리니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는 캠핑장에 사람도 많고 시설도 좋아보였다...ㅠㅠ

어제 여기까지 올걸...

 

작은 도시지만 강이 흐르고 슈퍼나 공원같은 곳이 많아서

아름다운 곳이었다~~

 

프랑스의 강은 비슷한 모습인 것 같다...^^

 

 

 

 

마침 Seurre에 inter marche가 있어서 얼른들어가 장을 봤다~~!!

어제 캠핑장 비용이 적게 들었으니

비싼 것을 사서 저녁에 맛있게 먹을 생각에 기쁜 맘으로 마트를 들어섰다.

 

우선 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서

햄이 있는 코너에 갔는데 종류가 무지 많았다....

 반대쪽으로도 더 있었으니...^^

 

그런데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뭐가 뭔지

어떻게 먹는 건지 알 수가 없다...ㅜㅜ

 

어쩔 수 없이 그냥 두꺼운 살코기가 보이는 햄을 샀다.

오늘 구워먹을 생각을 하니 괜히 웃음이 난다...ㅋㅋ

이런게 행복이다...^^

 

 

먹지도 않을 거면서 여기저기 음식들

구경을 한참을 하다가 두꺼운 햄과 샐러드,

 빵, 사과, 과자를 샀다~

 

 

장을 보고 나면 괜히 배부른 것 같고 기분이 좋아진다~ㅋㅋ

 

 

 

 

 

 

Seurre를 지나면서 부터는 거의 평지였다....

평지가 편하기는 하지만 너무 지루했다...

 

길도 그렇게 좋지가 않고 좁아서

위험하기도 하다.

 

저기 끝도 보이지 않는 지평선 너머에 스위스가 있을텐데...

 

 

 

 

 

  

 

한참을 달리다보니 작은 볼일이 너무 급해서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표지판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바로

옆 밭으로 내려가서 볼일을 해결했다...^^

 

 

태극기가 걸려있기 때문에 괜히 미안해서

지나가는 차들에게 안 들킬려고 노력했다...

 

 

이제 슬슬 배도 고프고 해서 잠시 쉬면서

오전에 샀던 빵과 과자로 점심을 대신했다. 

 

 

 

 

아~ 얼마나 달콤하던지...^^

매일 자전거를 타니 단 것이 너무 먹고 싶어서

초코렛이 발린 과자를 샀는데

너무 맛있다...ㅋㅋ

 

먹을수록 과자가 줄어드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였다...

 

 

 

 

맨날 프랑스의 닝닝한(?) 빵을 먹으면서

한국의 달콤한 빵이 그리웠는데

다행히도 이번에 산 빵은 초코렛과

쨈이 들어있어서 너무 맛있는 빵이었다~~!!

 

 

 

 

 

이 넓은 곳에서 혼자 쪼그리고 앉아 빵을

먹는 모습이 괜히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힘든 직선으로 된 이런 숲 길을 달리면

상쾌한 기분이 든다.

 

숲이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쓰지 않는데

유럽에서는 확실히 숲이 많았다.

그냥 평지인데도 나무들이 많고 풀이자라는 숲들이 많았다.

 

 

 

 와~ 눈 앞에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 저 산만 넘으면 오늘의 목적지에 갈 수 있을거야~!!

 그럼 내일 충분히 스위스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아자아자~!!

 

 

 

 

들판의 소들~

 

끝없는 들판을 달리다 이렇게 소라도 만나게 되면 너무 반갑다!!!!

지나가면서 눈이 마주치는 소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 지나간다.

 

그래야 외로움이 좀 덜어지니까...^^

 

 

 

 

아직 갈 곳은 멀고 배는 점점 고프고...

 캠핑장 표지판을 보니 여기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캠핑장 표지판 아래를 보니 치즈 그림이 있는 것을 보니

치즈를 생산하는 곳인 것 같다...

그래도 갈길이 멀어서 조금 더 달려 보기로 한다...

 

근데 이 결정을 얼마나 후회했나 몰랐다....ㅠㅠ

 

 

 

 

 

얼마 안가서 비가 오기 시작한다...ㅜㅜ

 바람막이를 꺼내 입고 목이 말라서 물통을 찾으니

물통이 없다...ㅠㅠ

아까 전 빵 먹으면서 쉬었던 곳에 두고 왔나보다...ㅜㅜ

이제 물도 아껴먹어야 했다...

 

하늘을 보니 비가 좀 많이 올 것 같다...

 

 

 

드디어 산을 만났다.

이 산을 넘으면 스위스가 조금 더 가까워진다...

주위에 계곡물도 흐르고 경치가 정말 좋은데

오르막이 장난이 아니다...ㅠㅠ

 

거기다 빗방울도 굵어지고

온 몸은 젖어간다...

배고픔과 추위 때문에 빨리 잘 곳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든 이 산을 넘으면 찾아보기로 하고

열심히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