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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8년 유럽 자전거 여행

유럽 자전거 여행기 20 (인터라켄 - 루체른 빗속을 달리다)

by freewheel 2016. 6. 24.

<4월 21일(월) - 유럽 자전거여행 13일 째>

 인터라켄 - 루체른 빗속을 달리다

 

 

혹시나 날씨가 좋을 지 몰라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그러나 날씨가 잔뜩 흐리고 융프라우는

구름에 덮혀 있었다....ㅜㅜ

 

 

융프라우를 오르더라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고,

패러글라이딩도 힘들 것 같아서

얼른 짐을 챙겨서 루체른으로 가기로 했다.

 

 

 

 

 

지도를 보며 호수 몇개만 지나가면 되니까

평지로만 달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Brienz 정도를 지나면서부터 산을 넘어가야했다...ㅜㅜ

 

 

짐을 챙기기 시작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짐을 서둘러 챙겨서

인터라켄 시내를 빠져나오는데

비때문에 춥기도 하지만 괜히 쓸쓸하기도 하다...

 

 시내에 커플 관광객들은 비가와도

마냥 좋은 지 웃으며 지나간다....ㅜㅜ

 

 

 

인터라켄 시내를 빠져 나가 맑은 호수를

오른쪽으로 끼고 달렸다.

 

 

 

중간에 쉴 곳이 있어서 잠시 내려서

호수에 발을 담그어 보았다...^^

너무 차가워 깜짝 놀랬다...ㅋㅋ

안 그랬으면 좀 더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마침 작은 마을에 슈퍼가 있어서

들어가 장을 봤다.

 

뻥튀기 비슷한 과자가 있어서 샀는데

한국 뻥튀기와 맛이 비슷해서 좋았다....^^

 

 

 

 

 

 

호수를 완전히 벗어나니

산이 나를 반긴다...ㅜㅜ

 

그래도 오랜 세월을 보여주는 커다란 암석들과

휘어진 지층들을 보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푸른 들판에 비행기 활주로와 마을이 보이고

그 너머에 있는 산에서 폭포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나왔다...ㅜㅜ

 

 

예상치 못했던 산길이라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아

지도를 몇번이나 보고 표지판을 확인했는데

길은 틀림 없었다...ㅜㅜ

 

어디까지 올라가야할 지 몰라 그저

묵묵히 올라갈 뿐이었지만

길이 좁아서 트럭들이 마주올 때마다

잠시 멈추어서 길을 비켜주어야만 했다...

 

 

 

 

 

 

심지어는 이런 바위길도 지나가야 했다....

우측은 거의 낭떠러지였고....ㅜㅜ

트럭들이 오는 지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조심 조심 올랐다.

 

차들도 오르기 힘들어하는 길을 짐을 가득실은 자전거로

올라가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더 힘든 것은 처음 가는 길이라 이 오르막이

언제 끝날 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길이와 경사는 우리나라 산악도로와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오르막이었다.

 

 

 

 

 

 

루체른으로 가는 길~

표지판을 보니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긴 하다...

 

 

 

 

 

드디어 정상에 다다른 것 같다...

산 너머가 보이고 경사가 완만해지기 시작했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겨우 정상에 도착했다~~!

 길가에 있는 벤치에 잠시 쉬면서 내려가는 길을

내려다보니 호수와 마을들이 보였다....^^

 

 

 이제 오르막을 보상받을 시간~!! 다운힐~~

 

신나게 내려가려고 하는데 비가 많이 와서

속도를 낼 수록 앞바퀴가 열심히

흙탕물을 얼굴에 뿌려준다....ㅜㅜ

 

어쩔 수 없이 브레이크를 밟으며 천천히 내려갔다.

 

내리막길을 브레이크를 밟으며 내려가니

시간도 오래걸리고 팔에 힘도 많이 걸려 힘들었다...ㅜㅜ

 

 

 

 

 

신나게 산을 내려오니 길 양옆으로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그리고 언덕에 소를 경매하는지 소가 몇마리 있고 사람들이

소를 구경하고 있다~^^

 

스위스 사람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자전거 여행의 매력 아닐까? 생각하며

힘을 내서 달려본다~~

 

 

 

 

그러다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헤맸다...ㅜㅜ

가면 갈수록 길이 험해지고 숲이 나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나가는 길에 산악열차 길이 보인다.

 

 

 

 

가운데 있는 홈을 이용하여 높은 경사에

기차가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겨우 길을 찾아 나서는데 비가 점점 거세진다....ㅜㅜ

바람막이로는 비를 막을 수가 없어

온 몸이 빗물에 흠뻑 젖었다...

 

 

잠시 주차장에 비를 피해 뻥튀기로 배고픔을

달래보지만 소용이 없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냥 아무집이나

들어가서 비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래도 아직 시간 여유가 있어서

최대한 가보기로 했다.

 

 

 

여행 안내소가 보여서 들어갔다.

아무래도 캠핑장에서 자는 것은 힘들 것 같고,

패러글라이딩을 포기하면서 남은 꽁돈(?)으로

유스호스텔에 잠을 자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행안내소 아주머니께 루체른에 유스호스텔

이용할 수 있는 지 물었더니 유스호스텔과

Backpackers가 있는데 어디가 좋겠느냐고

하시기에 둘 중에서 백패커스가 좀 더 저렴하다고 해서

백패커스 위치를 알려달라고 했다....^^

 

직접 전화를 하셔서 방은 충분히 있는지 물어보실 정도로

친절히 안내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루체른에 다와가는데 필라투스 산을 오르는

산악열차 역이 보였다. 2001년도에 여기에서

기차를 타고 필라투스 산을 오른 경험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길이 복잡해지고 집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니

루체른에 다 온 것 같았다.

 

 

 

 

 

 

고가도로와 연결된 육교 밑을 지나는데

스위스 전통 악기를 홀로 연주하고 계신 할아버지가 계셨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보니 얼마나 큰지...ㅋㅋ

 

할아버지께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며 양해를 구했더니

"OK~!! "하시며 앞쪽에서 찍어야 잘 나온다고

앞에서 찍으라고 하신다...^^

 

온 몸이 지쳐갈 때 쯤이었는데

할아버지의 연주를 들으며 다시 힘을 내본다~!!

 

 

이렇게 힘들 때마다

나 자신에게 응원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큰 소리로 힘내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점점 혼잣말하는 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ㅋ

 

 

루체른 시내에 들어오니

중앙역이 바로 보이고 여행안내소에서

받은 약도를 보고 백패커스를 찾아다녔다.

 

 

 

 

드디어 도착한 백패커스~~!!!

어찌나 반갑던지....ㅜㅜ

 

 

 

 

 

도착하고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내 다리를 내려다보니 온통 흙투성이다...ㅜㅜ

 

 

백패커스에 체크인을 하고 4인 1실에 짐을 풀고

따뜻한 물에 샤워부터 했다...^^

 

방에 돌아왔더니 외국인 한명이 있다.

동유럽 사람인 것 같아 처음에는

경계를 했는데 얘기를 해보니 괜찮은 친구였다.

불가리아에서 온 친구였는데 이름이 '조지'라고 했다.

내 짐을 보더니 도대체 무슨 여행을 하는지 물어본다...^^

 

자전거로 여행 중이라고 했더니

이것저것 물어본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금방 친해져서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고

공용으로 사용하는 주방에서

나는 밥과 오전에 산 샐러드를 준비하고

조지는 닭고기로 된 튀김을 했다.

 

 

밥과 샐러드, 깻잎, 조지가 만든 닭튀김이 전부였지만

너무 맛있게 먹었다...

 

밥을 처음 먹어보는 조지도 맛있다며 잘 먹는다.

깻잎을 먹어보더니 너무 맛있단다...ㅋ

 

 

 

 

 

 

 

루체른에서 만난 조지~!!

조지와 이야기는 많이 나누었지만 막상 돌아와보니

사진을 하나도 찍지 않았었다...ㅜㅜ

위의 사진들은

여행이 끝난 후 이메일로 받은 사진 들이다.

(지금은 페북 친구~ㅋ)

 

 

 

저녁을 먹고 보니 여기저기 한국사람들이 보였다...^^

아~~~ 얼마나 반가운지~~~~!!!!

 

얼른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자전거 여행 중이라는 말에 금새 유명인이 되었다...ㅋ

 

밤이 되자 모두 한방에 모여서

각자의 여행얘기를 나누었다.

왜 여행을 시작했는지...

여행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여름이 아니라 그런지 대학생은 없었고

20대 후반의 친구들이었다.

동갑인 친구들이 2명 있었는데

취업을 앞두거나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온 사람들이었다.

 

모두들 자전거 여행을 부러워하며 이것저것을 물어왔다.

잠은 어떻게 자는지.. 힘들지는 않는지..

 

프랑스 가정 집에 잠을 잔 얘기와

헛간에서 잠을 잔 얘기를 하니 나보고 부럽단다...^^

기차로 대도시를 다니며 유럽을 돌아다니다보니

처음에는 신기하고 좋았지만 이제는 거기가 거기 같다며

나처럼 시골을 달리면서 추억거리가

많은 자전거 여행이 더 좋겠다며 부러워한다....^^

 

 

여행 하면서 처음 만나는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들을 만나 비슷한 고민들을 얘기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내일도 비가 오면 이곳에서 하루를 더 보내기로 해서

마음 편하게 밤늦게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과는 금방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

 

 

 

☆ 오늘 달린 거리 : 86.3km (누적거리 : 834.4km)

★ 오늘 지출액 : 46.9 스위스 프랑